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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했던 호치민에서의 3.1일 (1.1일차 오전) 산책 일지

2. 여행에 와서까지 일 시키는 악독한 회사가 바로 우리회사.

자는 둥 마는 둥 잠을 설친 나는 아침 6시에 눈이 떠졌다. 5시간동안 좁디좁은 이코노미에서 시달렷음에도 공포가 나를 짓눌러 3시간 정도 밖에 잠을 못잔것이다. 

잠에서 깨자마자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 보았다. 그러자 어제밤의 공포가 무색하게 청명한 하늘과 깔끔한 도시가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늦은 밤 안전을 위해 정문을 닫은 호텔앞에서 '이 건물이 아니다'라고 지래짐작하고 당황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에게 말을 걸던 무서운 아저씨들은 나에게 '그 호텔 맞아. 문 두드려봐'라고 말해준거고(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공포와 편견속에서 호텔과 그들의 친절을 오해하고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호텔방이 수용소간지임은 변함이 없다.

호텔로비. 이게 호텔 간지야 수용소 간지야...

나는 배도 고프고, 사실 빨리 이 수용소에서 벗어나도 싶은 마음에 7시가 되기 전에 가방을 챙겨 나왔다. 체크아웃을 하고, 거리로 나오자 수 많은 오토바이들이 거리를 달리고 있었다.

호텔 앞은 아니고, 전쟁박물관 가면서 찍은 사진. 자세히보면 좌측통행하고 있다. 베트남은 우측통행인데, 때때로 운전자들의 압묵적 합의에 의해 좌측통행이 행해지기도 한다...는 아니고, 역주행과 역주행이 만나 질서를 이룬 모습.

내가 태어나서 본 바이크 숫자보다 호치민에서 3일동안 본 바이크 수가 더 많을꺼다. 
베트남에서 바이크가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은데에는 세금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차량을 생산하지 않는 베트남에서는 당연히 모든 차량을 수입해야 하고, 수입과정에서 관세가 차량 가격에 200%가 붙는 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엄청난 가격의 차량을 보유할 수가 없고, 반면에 연비 좋은 오토바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거의 모든 국민들의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모든 사람들이 헬멧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개도국이니까 안전모에서는 좀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했는데, 벌금이 하도 쌔서 모두들 헬멧 비슷한거라도 쓰고 다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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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서 길 건너기는 생각외로 쉽습니다. 처음에는 끝도 없이 밀려오는 오토바이 때문에, 길을 어떻게 건너야 하나 걱정이 앞섰었는데, 횡단보도에 신호등도 별로 없고, 신호등이 있어도 '일단정지'라는 개념을 현지인들에게 바라면 안됩니다.

주위에 경찰이 있으면 경찰에게 요청하면 같이 건너가주기도 하고, 현지인들이 건널때 같이 건너는 방법도 좋습니다만, 

혼자서 길을 건널때(교차로 및 무단횡단 포함)는 그냥 흐름에 맞춰서 천천히 걸어가면 됩니다. 오토바이가 오는쪽을 보면서, 나 건너가고 있다라는 인식을 주면서 천천히 걸어가면 알아서 다 피해갑니다. 

처음에 길 건너는 사람들을 보면서 '죽을라고 그러나?'했는데, 전부 다 그렇게 건너고 있더군요. 

아마도 시내 주행속도가 30km 정도로 저속이기 때문에 가능한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현지에서는 오히려 뛰면 더 위험하다고 조언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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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나와 공항인근 교민촌인 사이공슈퍼볼 쪽으로 슬슬 걸어갔다.

토요일 아침에 거리는 출근하는 오토바이로 가득했고, 길거리에서는 사람들이 좌판을 깔고 간단하게 밥을 먹거나, 아니면 커피 한잔에 담배를 피는 모습이 보였다. 

대락 15분 정도를 걸어 가니 슈퍼볼이 눈에 들어왔다. 


호치민 슈퍼볼은 공항인근에 위치한 볼링+복합 쇼핑센터로, 교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슈퍼볼에는 KFC나 주빌리버거, 일반 레스토랑 등이 위치해 있으며, 2층에는 김밥천국이 위치해 있다. 슈퍼볼 인근에는 한국식당이 위치해 있으며, 보신탕집도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환전이나, 여행상품판매(하모니투어), 짐 보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식 이발소(건전+불건전)도 위치해 있어 호치민 공항을 이용하는 교민이나, 공항에서 환승대기 하는 시간에 잠깐 이용하기 좋다고 한다.

나는 아침을 먹기 위해 수퍼볼로 갔는데, 너무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식당이 다 문을 닫아놓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유일한 업무였던 한국 물류기업 베트남 현지법인장 인터뷰가 오전 10시로 잡혀있었는데, 마침 사무실이 수퍼볼 인근 건물이라 그때까지 시간도 때울겸 해서 수퍼볼 앞에 위치한 노천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아침으로 먹은 아이스아메리카노 2잔+클럽샌드위치. 가격은 대략 7$


샌드위치 1과 1/2을 먹고, 커피 두잔을 마시고 담배 반갑을 피면서 꾸먹꾸벅 졸았더니 어느덧 시간은 9시 30분이 되었다. 일찍 가서 기다리자는 마음에 인터뷰 장소로 찾아갔다.

인터뷰라는게, 좀 웃긴게.. 마감날 일찍 퇴근하고, 월요일 월차까지 써야하니까 눈치 보여서 "놀러간 김에 일도 하겠습니다!"하는 의도로 만든거다.

서울에서 급하게 만드느라 "베트남 현지 법인 인터뷰 됩니까?" 해서 OK 해준데로 진행을 했는데, 약속잡고, 공문보내고, 질문지 까지 발송해놓았더니, 법인장이 현지인이라고 말하는거다. 

"예? 법인장은 보통 한국인 파견아니에요?"
"우리 회사는 현지직원을 법인장으로 하는것으로 하기 때문에...."
"그럼 미리 말씀해주셔야죠!"
"에이 그 사람 영어 잘하니까 가서 영어로 인터뷰 하면 되잖아."

............................ 낚였다. 그래서 부랴부랴 영어 대본 쓰고, 인터뷰 질문지 다시 만들고 하느라 일을 두배로 했다.

현지 법인은 베트남항공 건물에 입주해 있었다. 로비부터 에어콘이 빠방하게 나오는 최신식 건물이었는데, 커다란 짐 가방을 매고 두리번 거리면서 들어가자 무서운 경비아저씨가 날 잡았다. 뭐라고 막 이야기하는데, 너같은 놈이 올만한 곳이 아니라는 의미였겠지.

그래서 가방에서 공문 꺼내고, 명함 꺼내고 해서 겨우 빌딩에 들어갔다. 빌딩으로 들어가 현지 법인 사무실에 들어가니 또 그런다. 여기는 일반 회사니까 배낭여행객은 들어올 수 없다는거다. 나 니네 사장이랑 인터뷰 약속 잡고 왔다고 하면서 명함을 쥐어주니 그제서야 의자를 내어준다. 

인터뷰는 간단하게 끝냈다. 처음 인사할때만해도 괜찮게 말하던 냥반이 막상 인터뷰가 시작하자 웅얼거리기 시작하는거다. 한국에 드렁와서 녹음 뜬걸 들어봤는데, 안그래도 영어에, 베트남 발음에, 더군다나 웅얼거리니 인터뷰 기사가 아니고 소설을 써야 되는 상황이다. 

한 20여분 가량 인사하고 인터뷰 하고 자리를 떴다. 드디어 여행의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덧글

  • traveldna 2013/07/11 01:34 #

    ㅋㅋㅋㅋㅋ왜 이렇게 재미있죠. 간밤의 원효대사 해골물 사건을 겪은 호텔 좋네요^^ 인터뷰 기사 행세를 하게 될 베트남 소설집필도 눈물이 납니다
  • zip0080 2013/07/11 10:14 #

    ㅎㅎ 인터뷰는 한국에 들어와서 다시 담당자 찾아가서 "아 하나도 안들리잖아요!!" 하고 한국 본사와 인터뷰 해서 현지 법인장 이름 달고 나갔습니다. ㅎㅎ

    참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수용소의 공포가 아침의 여명속에서 해소되면서 더 마음 편한 베트남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시 가보고 싶진 않아요. 호텔 사이트의 성급은 믿을게 못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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