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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들을 위한 진혼곡 억압하는 모든 것에 저항하라

경남지역으로 답사를 갔을때 거창에 들렀다.

1951년 대한민국 육군 11사단 9연대 3대대는 거창군 신원면 민간인들을 안전지역으로 피난시킨다는 명목으로 당시 소학교 건물로 전부 모은 후, 군경 가족을 따로 추려내고 남은 주민들을 인근 박산으로 끌고가 학살했다. 증거 인멸을 위해서 시신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지옥, 비유적 표현인 지옥같은 대신, 불지옥 그 자체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다. 전쟁 중임에도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당시 거창지역 국회의원이던 신중목에게 알렸다. 무소속 국회의원이었던 신중목은 전쟁 중 서슬 파랗던 헌병대와 특무대의 감시를 피해 피난국회였던 54회 임시국회에서 거창양민학살 사건을 공개한다.

전쟁이 끝나고,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도 끝났다. 
사람들은 기대하게 된다.
이제 진상규명이 될 것이라고.
억울함을 풀 것이라고.
학살자들은 단죄 될 것이라고.
유족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는 대책위에 속한 사람들을 전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한다.
그리고, 박정희를 따르는 누군가는 피해자의 묘지 앞에 세워져 있던 위령비의 글자를 정으로 쪼고, 쓰러트린다.

내가 방문했던 당시 까지도 위령비는 쓰러져 있었다.
유족들은 완전한 진상규명 전 까지 위령비를 새우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1980년 광주에서도 국가가 국민을 학살하는 일이 있었다.

국민을 지켜야하는 국군이 국민에게 총을 발사했는데, 
피해자를 제외하고 그 사실을 알지도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공산 세력에 의한 폭동이라고 이야기 하던 시기가 있었다.
광주 사태로 불리우던 시기도 있었다.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사람들이 목숨을 걸었고, 죽어나갔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면서도, 이야기는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죽어가면서 알린 덕분데

폭동이라는, 광주사태라는 명칭이
'5.18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바뀌었고

정부 주최 기념식이 열렸고
정부 수반이 참석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9년간의 보수 정권에서 이 같은 전진에 제동이 걸린다.

제창은 다시 합창으로 바뀌었고
정부 수반은 참석하지 않았고
5.18단체는 정부 기념식을 거부했다.

그리고 9년이 지난, 2017년 5월.

원래대로라면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해였어야 할 2017년.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5.18 기념식이었어야 할 오늘.
9년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9년만에 울려퍼진 임을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진 5.18 기념식을 보면서,
9년만에 다시 본래의 방향으로, 그동안 계속 걸어나가던 올바른 방향으로 돌아섰다고 생각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돌아선 것 뿐만 아니라, 아주 조금, 반발자욱 앞으로 더 걸어간 기분이다.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언급한 4명의 이름.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광주진상규명을 위해 40일 간의 단식으로 옥사한 스물아홉 살, 전남대생 박관현.
1987년 '광주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 사망한 스물다섯 살, 노동자 표정두.
1988년 '광주학살 진상규명'을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 4층에서 투신 사망한 스물네 살, 서울대생 조성만.
1988년 '광주는 살아있다' 외치며 숭실대 학생회관 옥상에서 분신 사망한 스물다섯 살, 숭실대생 박래전.

기념식에 참석한 대통령이 그들의 이름을 말하는 것을 들었을때,
9년의 시간동안 아주 조금 더 걸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갈길이 멀다. 많이 걸어온 것 같지만,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갈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
완전한 진상규명, 책임자 색출, 그 책임을 묻기까지 아직 걸어갈 길이 멀다.

비단 광주 뿐만 아니다.

1980년 광주 
1951년 거창 
1950년 경산 코발트 탄광
1950년 고양 금정굴

아직 밣혀져야 할 이야기가 있다.
위로받아야 할 피해자가 있고
영면에 들어야 할 영령들이 있다.

관점을 인류 전체로 돌리면 가야할 길은 더욱 많아진다.

2차대전 홀로코스트를 시작으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가자지구 학살
2.28사건
관동대학살
난징대학살
내몽골 인민혁명당 숙청
다르푸르 학살
킬링필드
르완다
미라이 학살
쩌우독 학살
피의 일요일
김종수 소위 학살
운디드니 학살
신자르 대학살 등등

인류가 문자로 역사를 기록한 이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단체가 개인을 죽이고,
국가가 국민을 죽인 사례는 해아릴 수 조차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이런 일은 발생할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단체가 개인을 죽이고
국가가 국민을 죽이는 학살이.

인권이라는 단어가 의미를 가지게 된 이후
지금보다 민주주의가 보편적인 이념으로 힘을 가진 시기는 없었다.

이 같은 역사의 방향을 진보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로 역사는 계속 같은 방향으로 걸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예전에 비해 더욱 이성적이고, 더욱 합리적이고, 더욱 민주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매년 이날 글을 쓴다.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바라보면서.
조금식 상처가 옅어지는 것을 느껴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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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 담화문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4. 우리는 또한 민주화 작업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때에 과거 민주화 투쟁 대열에서 독특한 시련을 겪은 이들중에서 어떤이들이 아직도 완전히 석방, 사면, 복권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하며 새 민주헌정의 기초를 이루어야 할 인간존중과 국민적 화합을 위해서도 이들의 석방, 사면, 복권이 조속히 실현되기를 촉구한다. 

(서울 주보, 19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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